굿스마일컴패니에서 2008년 1월에 발매한 슈라키트리니티 시리즈의 세번째 피규어 샤르 루즈만입니다
이 시리즈는 가격은 일반 1/8 피규어와 동일하면서 캐릭터 설정집과 함께 드라마 CD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록들이 첨부되었던 이유는 처음 계획당시 피규어를 기점으로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멀티 컨텐츠화를 꾀했다고 하죠
실제로 만화책이 단행본 1권이 발간되기도 하고 피규어도 5번째까지 발매되는등 시작은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피규어를 시작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려는 발상은 참신하긴 했는데-
그 당시 인기를 끌고 있었고 지금도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 시리즈에 밀려버리고 만 비운의 라인업입니다
굿스마일 슈라키 시리즈의 야심찬 출발을 저지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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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서적으로부터 시작하여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등의 멀티 컨텐츠를 실현시킨
'퀸즈 블레이드' 시리즈였습니다
처음부터 슈라키 시리즈는 이 퀸즈 블레이드 시리즈에 영향을 받아 나온 것 같습니다만...
- 라인업의 시작이 퀸즈 블레이드 시리즈보다 늦었고(피규어는 1년, 게임북으로부터는 2년)
- 개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퀸블 시리즈의 캐릭터보다 슈라키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점
- 그리고 양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탈의 후 표현 수위
이런 여러 가지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시리즈 단명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놓고 말하면 '모에도'가 떨어졌죠... 그것도 한참)
뭐, 굿스마일컴패니는 이렇게 피규어 사업을 통하여 다른 방면에 뭔가 장대한 계획을 세웠다가
종종 삽질을 한다는 것이 버릇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깐요-
애니쪽에도 출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생각만큼 성공했으려나 모르겠군요(우달소, 카난, 블랙락슈터 등)
요번에 피규어 카페를 개장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잘 됬으면 좋겠군요
제가 동경을 가게되면 들러보려 하는데 그때까지 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그래도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은 높이 사줄만하다고 봅니다
...왠지 논점이 한참 일탈되어 있는 것 같은데...



안에 들어있는 피규어의 모습을 확인하기 쉽게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박스 양쪽에는 설정집과 드라마CD도 잘 보이도록 만들어서
왜 이 시리즈의 이름에 트리니티(trinity)라는 제목이 붙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피규어+설정집+드라마CD의 삼박자를 갖추었다는 의미)





여러 가지 설정화, 배경 시나리오, 성우와의 인터뷰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샤르 루즈만의 성우는 타무라 유카리씨-
(쓰르라미울적에 - 후루데 리카, 마법소녀리리컬나노하 - 타카마치 나노하, 카타나가타리 - 토가메)


시리즈 내용상 샤르 루즈만은 주인공들의 상대역으로 나옵니다만
중요인물이다보니 주인공보다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적이긴 하나 악당은 아니다라는 느낌)
물결치는 모양부터 어떻게 펌한 것일까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스크류 듀얼 포니테일(?)과
진홍색의 의상, 레이피어와 다용도로 쓰일거 같은 작은 손방패,
그리고 신체의 '특정부분'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캐릭보다 월등하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OTL

주인공 보정이 붙어도 샤르에게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군요 ㅠㅠ


제가 꼽는 이 피규어의 매력포인트 중의 하나지요-



양팔에 착용한 건틀렛은 갑주의 의미보다는 장식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몸에 착 달라붙는 스타일이지만 처음부터 옆이 트여져있는 복장이기 때문에
캐릭터 한쪽면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효과를 주면서 치마 속에 가려져있어야 할 각선미를 살리고 있습니다
일체감을 주기 위해 의상과 신발의 장식용 버튼을 동일하게 만든 점과
치마 겉감과 안감의 굴곡의 차이로 사실감을 높인 부분도 이 피규어가 지니는 섬세함 중의 하나입니다


의상 디자인마저 이 캐릭터의 가슴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살짝 인상을 쓰고 있는 귀여운 얼굴이 눈에 들어와야 하는 구도임에도 불구하고
얼굴보다는 그 밑에 풍만하게 자리잡은 것에 시선을 뺏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군요
목에 칼라를 차고 있긴 하지만 그 앞을 전부 가리기에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슈라키 시리즈의 특징 중에 하나는 의상을 바꿔 입힐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설정상 캐릭터들간의 전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데미지를 입어 찢어진 상황을 재현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도 퀸즈 블레이드 계열 피규어를 따라한 것이 되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런 기믹을 구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옷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의 갭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상의 두께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탈착이 가능하면서 내구성과 유연성,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추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전투에_패배한_자에게는_비참한_최후만이_기다리는.JPG
...이 아니고 의상 교환 중입니다 ;ㅁ;
저렇게 분리해서 데미지 버전의 의상으로 입히고 다시 재조립을 하면-


특히 뒤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다리가 눈에 잘 들어옵니다


(왜 속옷은 안 찢어졌냐고 물으시면 재질이 아다만티움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속옷보다는 캐릭터의 신체가 더 많이 노출된 점에 주로 반응하겠죠- 퓨어하니깐 :)


...라고 하지만 쉽게 찢어져서 속살이 잘 보이는 효과외에는 딱히 능력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의상을 탈착 가능한 피규어의 문제점은 이렇게 전부 벗겼을 시에 캐릭터가 심하게 말라보인다는 부분입니다
의상 두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 차이를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피규어 메이커의 능력과도 연결되니까요
슈라키 시리즈도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히 격차를 줄이는데는 성공을 한 것 같습니다
가슴이 두드러져보이는 이유는 얘가 원래 커서 그런겁니다(?)



상의는 얇은 부품 하나만 붙여서 표현하면 됬지만 치마의 두께를 줄이는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허리역시 비이상적으로 가늘어지는 현상을 피하긴 어렵지만
이 피규어는 허리를 조금 틀어놓은 자세로 만들어 최대한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제가 가진 샤르 피규어 역시 등쪽에 도료가 묻었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최대한 의상을 탈착하는 회수를 줄이는게 그나마 방법 중에 하나죠
이 문제를 회피하려면 피규어를 홀딱 벗겨 전시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다른 피규어들도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중심이 되는 신체를 만들고 그 위에 옷을 덧입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거기에 주무기인 레이피어까지 합해서 이 피규어가 갖고 있는 상류적이고 고귀한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설정상으로도 본래 잘 나가던 집안의 아가씨였다고 하니까요

처음 이 피규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수중에 넣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던 물건입니다
무엇이 장점이다 뭐가 부록으로 들었다 이런 것들도 몰랐었지만
첫인상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온갖 곳을 뒤져 찾아다녔을 정도로 말이지요
지금은 이 피규어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게 됨으로 더욱 좋아지긴 했지만
훨씬 많은 피규어를 가지고 있는 지금에도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입니다
비록 운이 없어서 시리즈는 완결이 나지도 못했지만
굿스마일에서 이 제품을 만들 때
'샤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물론 요즘도 그렇게 공들인 피규어들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
처음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던 피규어라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덧글
퀄리티도 좋고 매력이 있습니다.
거기에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시리즈가 아니라 단품이었다면 재판을 해줬을지도 모르는 물건인데 요즘은 구하기 어렵다는게 아쉬운 점입니다
이 시리즈는 라인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캐릭터 디자인 + 드라마CD 제작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데
일반 1/8 피규어의 가격대로는 수지타산이 맞질 않았겠죠
이런 상황에서 처음에 계획했던 5번째 피규어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놓은 걸 보면 나름 열심히 노력했던 겁니다
그리고 굿스마일은 참 여러 가지 계획을 많이 세우긴 하는데
뽑기 운은 정말 없는 거 같습니다- 제대로 대박내는 프로젝트 하나만 후원해도 괜찮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BRS 프로젝트는 잘 되었음 하는게 바램이에요 :)